몸은 떠났어도 마음은 보내지 마라!

    요즘 젊은 세대들은 직장을 구한 뒤에도 자기관리와  경력 쌓기로 몸값을 높인 뒤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려는 움직임들이 많다. 게임 업계 역시 다른 IT 업종만큼 이직률이 높은 편이며, 그 중 개발쪽 인력 이동이 좀 더 잦은 경향이 있다. 간혹 프로젝트 중간에 결원이 생길 경우 대체 인력을 구할 때까지 일 진행이 늦춰지거나 팀장급이 이직하기라도 하면 팀원들이 따라 나가는 케이스도 있다. 이럴 경우 해당 업체로서는 비용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아 있는 다른 팀원에게도 사기 저하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끼치게 된다.

    반면, 퇴직했던 사람이 시간이 흘러 다시 입사하는 일은 좀처럼 찾아 보기 힘들다. 몸이 멀어지면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처럼 이직후 왕래가 없다 보니 서먹해져 손을 먼저 내밀기가 어려운 탓도 있을 테고, 회사와 당사자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구인 소식을 모른채 장기간 백수(?)로 지내다가 어렵게 연락이 닿아 재입사한 사례도 생겨 난다.

    사실 신규 개발 인력을 뽑다 보면 전에 함께 일을 했던 직원이 재입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재입사자는 신규 입사자와 달리 적응 기간이 따로 필요 없다. 게다가이미 기업 문화에도 익숙하므로 당연히 업무 파악 및 시작도 빠르다. 게다가 다른 곳에서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켰을 공산이 크다. 회사입장에서는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느라 광고할 필요도 없고, 헤드헌터를 찾아야 할 수고도 더니 당연히 비용도 절감된다.

    퇴직한 직원과 지속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면 당연히 외부에서의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질 것이다. 이렇게 좋아진 이미지는 신규 인력을 충원할 때 입사자가 회사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이다.

    선진국 및 국내 몇몇 외국계 기업에서는 다양한 퇴직자 프로그램을 도입해 퇴직이 회사와의 끝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 줌으로써 퇴직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 또한 퇴직자 재입사 제도 등을 두어 회사로 다시 불러 들이기도 한다. 다만 국내 게임업계의 현실상 이와 같은 전문적인 의미의 퇴직 프로그램을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부분이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아직은 이런 세세한 곳까지 제도화해서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큰 예산을 들이거나 제도화해서 시행하는 방법 외에 회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유대갑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령 회사에서 해가 바뀔 때마다 달력을 만든다면 직원들뿐만 아니라 퇴직자들에게도 한부씩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수 있다. 혹은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면 퇴직자의 생일날 계정으로 생일 축하 메시지와 함께 게임 아이템을 선물하는 방법도 있다. 오프라인이라면 팀 회식 등에 퇴직자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장려하는 일도 고려해 봄직한 일이다. 요는 퇴직 후에도 회사와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서 유대감을 지속시켜 추후 재입사시 생길 어색함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모든 퇴직자가 재입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비율로 따져봐도 재입사 보다는 신규 인력으로 채워지는 비율이 높다지만 중요한 인적 자원의 손쉬운 확보 수단을 한번쯤 체크해 볼 일이다.

    정해년 새해가 밝은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지난히 CCR은 RF온라인의 부분 유료화 전환후 제2 도약을 맞고 있다. 올해 예정돼 있는 업데이트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부흥기를 맞은 게임이라 그런지 개발 인력 충원도 계속 늘고 있으며, 채용 문의도 많아졌다. 머지 않아 게임에서처럼 잊고 지냈던 예전 동료들로부터 반가운 소환 소식이 들려올 것만 같다.


by kimsama | 2007/03/11 17:24 | General | 트랙백 | 핑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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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사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지난 5년간 수고했던 그에게 감사하는 내용을 간단한 포스팅과 함께 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 포스팅을 보니 지나간 글 이 문득 떠올라 끄적여 봅니다.- 저쪽에서 연봉 조금 더 준다고 가셔봤자 큰 소득 없습니다. 이제 가보셨으니까 아시겠죠? - 여기서 하는 일이 재미 없 ... more

Commented by kimsama at 2007/03/11 17:27
게임 신문, 개발자 컬럼에 기고했었던 글입니다. 여기 블로그에 옮기면서 다시 읽어 보니 홍보 팀장님이 문미를 조금 손보셨군요. ^^
Commented by 김윤정 at 2007/03/11 22:47
좋은 얘기입니다. 어차피 이 업계는 한다리 건너면 모두 다 일촌인 것.
대충 개발해서 먹고 튀려는 회사가 아니라면 퇴직자 관리도 중요한 것이 되었지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나가더라도 아니다 라고 생각하면 언제건 다시 오라고 얘기해 둡니다. 혹은 부르면 오라고...
비록 실현이 될 수 없는 사정이 되더라도, 이렇게 서로 말해 놓으면 나중에라도 즐겁게 다시 만날 수 있더군요.
그렇게 해서 돌아오는 경우도 꽤 있었고... ^^
Commented by kimsama at 2007/03/12 09:50
밤 늦게 들어 오셨네요. ^^
Commented by 김윤정 at 2007/03/12 11:40
헤헷. 원래 이 분야 인간들이 올빼미 아닙니까 ^^
Commented by 슈퍼안 at 2007/09/11 11:00
이제야 kimsama님 블로그에 들려보네요... 좋은 내용입니다.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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